20220821 세계일보, “조합원들의 성장이 곧 좋은 돌봄 서비스 비결” [차 한잔 나누며]

관리자
발행일 2022-08-21 조회수 146
기사

‘베스트 협동조합 대상’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

임의단체서 사회적협동조합 전환
조합원 912명… 16개 사업장 운영
“서비스 제공자 내재적 성장 지원
자연스레 좋은 서비스로 이어져”
돌봄 공론화·사회 인식 변화 강조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람이고, 그 사람의 성장을 돕는 것이 조직의 주요 미션입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0주년을 맞아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2022년 베스트 협동조합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의 민동세(사진) 이사장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사람을 우선시하는 운영 철학을 꼽았다. 재가 및 시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우누리는 공동체를 위한 사회서비스 및 돌봄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해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민 이사장은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도우누리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돌봄 사회서비스는 결국 사람에 의해서 이뤄지는 만큼, 이들의 성장이 질 높은 서비스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도우누리는 보건복지부 인가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이번 수상 외에도 복지부 장관 표창, 대통령 산업포장 수장 등 다양한 성과를 내 왔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 조합원 912명(직원 조합원 610명)으로, 사무처와 직영 사업장 9곳, 위탁 사업장 6곳 등 총 16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사업장에 고용된 인원은 총 855명이며, 6월 한 달간 이용자는 2041명에 달한다.

민 이사장은 도우누리를 “전환된 협동조합”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자활공동체 ‘늘푸른 돌봄센터’로 시작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직후인 2013년 임의단체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그는 “우리가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는 ‘사회보장으로서의 사회서비스’라는 신념이 내부적으로 더 컸다”며 “그래서 사적재보다는 공공재여야 한다는 고민이 많았고, 조직은 비영리 법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회고했다.

도우누리가 사람을 중시하는 운영 철학을 갖게 된 데는 돌봄서비스업의 현실이 영향을 미쳤다. 민 이사장은 “돌봄서비스가 제도화되는 과정을 보면, 전문 직종 또는 근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투신하는 직업 세계가 아니라 비숙련 중고령 여성들이 주로 이 업에 진출했다”며 “우리가 이 일을 시작한 배경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이 있었는데, 이분들이 주로 진입하는 직업 세계가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업에서의 주는 결국 사람인데, 그 사람이 자기 삶이나 사회에서 주인공이 돼보지 못한 분들이었다”며 “이분들이 내재적으로 성장하거나 자신감이 생기면 결국 서비스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즉, 조합원의 성장을 도움으로써 질 좋은 서비스를 창출하고, 이에 따라 이용자 선택 폭이 넓어지는 ‘인재 양성형’ 성장 전략을 세운 것이다.

도우누리에선 조합원들의 경영 참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13명의 이사 중 9명이 직원 조합원이다. 아울러 사업장마다 직원 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조합원들이 직장 내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민 이사장은 “조직에 참여할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참여 폭을 확대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도우누리는 ‘사회적 프랜차이즈’ 사업과 협동조합 요양원 설립 등도 추진하고 있다. 민 이사장은 “앞으로 재가 돌봄이 계속 확대될 텐데, 그러면 대기업들이 들어오고 가맹식 사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런 식의 공격적인, 생산자들을 통폐합하는 과정이 되면 비영리적 또는 신념을 갖고 운영하는 조직의 작은 사업장들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회서비스업이) 공공재라고 하면, 최소한의 국공립 비율 또는 일정 부분 사회적경제·비영리 조직의 비율이 남아 있어야 건전성을 전파할 수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먼저 사회적 프랜차이징을 해서 생존의 토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우리 사회에 ‘좋은 돌봄’이 안착하기 위해선 미완 상태인 제도를 완성시키는 것과 함께 돌봄서비스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도 행복하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행복하려면 제도 및 정책 개선이 핵심”이라며 “다만 예산 제약선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장기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보면 결국은 사회적인 인식 변화”라며 “돌봄이나 사회 서비스의 중요성이 공론화되는 과정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강진 기자 jin@segye.com
 
https://www.segye.com/newsView/20220821513349?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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