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3 머니투데이, 종업원 제일주의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관리자
발행일 2013-07-03 조회수 175
기사

조직 공익성 강화 위해…자활센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

2013 베스트 자활기업(보건복지부)에 선정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합원들.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지난 1월 18일 열린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창립총회.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이사장 민동세, 이하 도우누리)는 보건복지부 인가 제1호 사회적협동조합(올 4월 1일)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돌봄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월 창립총회 이후 늘푸른돌봄센터(이하 센터)에서 사회적협동조합으로의 전환 작업을 마치고 최근 제2의 출범을 선언한 도우누리를 방문해 저간의 사정을 들어봤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160만명) 가운데 현업 종사자 수는 대략 30만 명 정도. 그중 바우처 종사자는 약 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사회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짐작 가는 대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돌봄서비스에 대한 노동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렇다 보니 낮은 시급에 퇴직금도 없고 4대 보험 가입에도 어려움이 있다. 돌봄서비스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민 이사장의 지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근로자들과 사업주들의 이해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 그렇게 된 면이 없지 않다. 낮은 시급에서 이것저것 제하면 남는 게 없을 테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늘푸른돌봄센터 시절부터 우리는 바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터공동체 건설,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 유지라는 제1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그래서 퇴직금을 적용하고 4대 보험에도 가입해서 진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며 고용 유지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일터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그렇게 해야 고품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믿음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일까. 지난 1월 도우누리 창립총회를 할 때 조합원들은 1인당 출자금 3만 원 이상을 스스로 결정했다. 센터 내 열정적인 리더 가운데는 자발적으로 100만원의 출자금을 내는 이도 있었다. 직원들이 무엇을 원했는지 알 수 있다.

도우누리의 직원 수는 현재 142명이다. 이 가운데 조합원은 107명, 여기에 소비자와 후원자 조합원 10명을 더해 총 117명의 조합원이 있다. 조합을 준비하면서 센터 임원들은 전 직원의 60%를 조합에 가입시키는 목표를 잡았었다.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노동자 중심의 사회적협동조합 추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릴 녹음 작업을 마치고 직원 몇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사진 오른쪽이 민동세 이사장).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릴 녹음 작업을 마치고 직원 몇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사진 오른쪽이 민동세 이사장).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유는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다. 센터는 2001년에 시민운동단체인 광진주민연대가 보건복지부 지정 서울광진지역자활센터를 만들으면서 시작됐다. 그러다 2006년 자활센터 내 돌봄서비스를 관장하는 늘푸른돌봄센터로 분화한 뒤 본격적인 돌봄사회서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에는 자활공동체로 인정돼 재가장기요양기관, 노인돌봄서비스 제공기관,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중계기관 지정을 받았다.

이렇듯 센터는 법인이 아니었지만 내용적으로는 ‘비영리법인’ 형태를 유지했다. 설립 목적에 맞게 센터를 공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조직의 정체성과 관련해 혼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지난 2011년 4월엔 사단법인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임원 및 이사 선임까지 완료했었다. 그러고 난 뒤 고용노동부에 찾아가 사단법인을 설립하겠다고 했더니 사단법인과 센터의 비전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센터를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만들려고도 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2010년 1월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는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면 2년 안에 법인격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2011년 10월 경 ‘협동조합기본법’이 곧 제정될 것이란 소식을 듣고 그때서야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찾아 헤매던 조직형태라는 것을 알았다.”

고용노동부를 찾아간 것은 사회서비스 종사자가 근로자임을 명확히 하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센터 임원들은 왜 그렇게 조직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을까. 이유는 바로 조직의 민주적 운영과 소유 문제 때문이었다.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렇고 또 이 사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도 조직의 공익적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도우누리의 설립 취지는 지역 내 돌봄사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듯 도우누리는 돌봄사회서비스 분야의 기업이 갖춰야 할 공익성을 철저하게 추구하고 있다. 그래도 이익배당까지 금하는 것은 좀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민 이사장은 “나는 광진주민연대 시민활동가라는 정체성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단호히 말했다.

근로조건 개선으로 돌봄서비스 품질 향상

2013 베스트 자활기업(보건복지부)에 선정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합원들.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2013 베스트 자활기업(보건복지부)에 선정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합원들. 사진제공=사회적협동조합 도우누리
직원처우 개선을 위한 도우누리의 노력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도우누리는 하반기부터 조합원 대상 교육사업을 확대하고 급전이 필요한 조합원들을 위해 소액 대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퇴직금 중간 정산으로 대신하던 일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월 증자’를 결의했다. 조합원들이 다달이 1만원씩 증자하게 해서 기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도우누리는 머잖은 날에 돌봄회관을 건립하는 것이 꿈이다. 회관은 돌봄노동자들의 휴식공간 겸 정보교류의 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월 증자로 모은 돈에 서울시가 조성한 사회투자기금을 활용하면 아주 난망한 일도 아닐 거라고 본다.

도우누리는 현재 소모임 활동을 하는 직원들에게 한 달에 1만원 정도의 활동비를 보조해준다. 감정노동자에게 스트레스 해소는 필수라는 것. 직원들을 위한 노래교실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합은 노래교실 강사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도우누리는 옹달샘학교를 운영한다.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맞벌이가정 등 보살핌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을 돌보는 사업이다. 학교 운영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는다. 협동조합의 장점이다.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이웃에게 자원을 발굴해 연계시켜주는 자원연계서비스, 1회 50만원 한도 안에서 지원하는 긴급의료비지원, 긴급하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료돌봄서비스 등 스스로 자원을 만들어 지역복지사업도 한다.

센터는 지난 2009년 12월 사회서비스 바우처사업 공헌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2년 1월에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분야 품질평가 최우수기관으로 또 다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광진구 자양동 도우누리 사무실 입구 양편에는 명패와 각 기관으로부터 받은 지정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도우누리는 지난해 15억1천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월평균 134명의 일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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